[칼럼] 이른바 ‘조상땅찾기’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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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조상땅찾기’ 소송

작성자 : 이원희 변호사

분야 : 법률

등록일 : 2009. 12. 14

우리나라의 특수성상 ‘일제강점’과 ‘해방’ 그리고 ‘6·25 전란’을 거치면서 창씨개명, 일본인 소유의 적산(敵産)에 대한 국가귀속,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란시기 등기부 등 제반 지적공부의 멸실 , 진정한 소유자와 그 가족들의 실종, 일가(一家) 전체의 몰락 등으로 인하여 토지의 권리에 대한 법률적 승계(상속, 양도 등)에 큰 단절이 있었고, 이로 인하여 정부가 지적 공부를 정리하기 위하여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특별조치법’에 의하여 정당한 후손이 아닌 자에게 소유권이 넘어가는 경우도 발생하였으며, 정당한 후손은 그 선대 소유의 토지에 대하여 이를 모른 채 살아가고 있었던 경우가 허다하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지금은 과거보다는 많이 줄어들었으나, 이른바 ‘조상땅찾기’ 라는 소송이 하나의 유형으로 자리잡아 왔고, 여기에는 과거 지적공부 관련 공무원 출신들이 브로커로 변신하여 후손들에게 땅을 찾아주는 대가로 큰 몫을 챙기거나, 심지어 일제시대의 민적부 등 관련서류까지 위조하기도 하는 등의 부작용도 적지 않았던 게 현실이다.

그리고 친일파 후손들에게는 이러한 ‘조상땅찾기’ 소송이라는 법적 절차에 의한 권리회복을 입법을 통해 불가능하게 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조상땅찾기’ 소송은 지방자치단체에서 대국민서비스로 시행하고 있는 조상땅찾기 민원서비스와는 다르다. 후자의 경우 후손의 선대 명의가 전산화된 토지(임야)대장 또는 등기부등본상에 입력되어 있어야만 가능한 것으로, 가령 수기로 기재된 전산화 이전의 공부에 선대 명의가 있는 경우에는 이를 찾을 수 없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이는 바로 법률전문가의 도움에 의한 ‘조상땅찾기’ 소송에 의하여만 권리회복이 가능한 것이다.

‘조상땅찾기’ 소송에 관하여도 많은 유형에 대한 논의가 가능할 것이나, 지면상 최근 판례 두 가지만 소개하기로 한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선대의 소유권에 관한 지적공부 등이 멸실됨에 따라, 우리 대법원 판례는 일제시대 조선총독부에 의해 작성된 토지조사부, 임야조사서에 의해 토지의 소유자로 사정(査定)받은 사람은 당해 토지의 소유권을 원시적․창설적으로 취득하는 것으로서, 그 사정은 토지소유권관계의 출발점을 이룬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위 사정명의인으로부터 제3자가 위 토지를 매수하였다는 등의 입증자료가 없는 한, 사정명의인의 후손은 일단 상속이라는 포괄적 권리승계원인에 의하여 토지소유권을 승계취득하였음을 쉽사리 증명할 수 있는데,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최근 대법원 판결은 위와 같이 상속을 주장하는 경우 그의 선대와 사정명의인의 동일성은 엄격하게 증명되어서 법관이 그에 관하여 확신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즉 ‘서울 종로구 효자동 (이하 지번 1 생략)’에 본적을 두고 있던 원고의 선대 소외 1과 이 사건 종전토지들의 사정명의인으로 토지조사부에 기재된 주소가 ‘경성부 북부 장동’, ‘경성부 북부 순화방 평정동’ 또는 ‘경성부 북부 평정동’인 소외 1이 동일인이라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종전토지들의 사정 당시 원고의 선대 소외 1의 부(父)인 소외 2가 호주로 생존하고 있었음에도 위 소외 1이 사정받는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점, 이 사건 종전토지들의 사정명의인과 원고의 선대의 성과 이름에 희소성 이 없고 그 한자 역시 비교적 간단하며, 사정명의인과 원고의 선대가 주소를 두거나 거주한 지역은 현재의 서울특별시 종로구(또는 중구)로서 그 당시에도 많은 사람이 거주하였을 것으로 보여 동명이인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점, 소외 1이 사정받은 토지들에 관하여 같은 날 또는 동일한 시기에 작성된 토지조사부 및 구 토지대장상 사정명의인 또는 소유자로 등재된 자들의 주소는 장동․온정동․평정동으로 매우 다양하고, 위 주소지들은 모두 현재의 서울특별시 내로서 그들이 동명이인일 개연성이 적지않은 점, 이 사건 종전토지들의 사정명의인의 주소지 중 하나인 경성부 북부 장동의 일부만이 원고의 선대의 본적지인 효자동이 되었고, 다른 주소지인 경성부 북부 평정동이 효자동으로 변경되었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원고가 선대인 소외 1이 이 사건 종전토지들을 취득하게 된 경위나 사정받게 된 경위, 사정 이후의 사용․관리 현황과 같은 간접정황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이 사건 종전토지들의 사정명의인과 원고의 선대가 동일인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 하나의 판결은 토지대장을 근거로 미등기토지에 관하여 국가를 상대로 소유권확인청구를 한 사안에 대한 것이다. 즉 미등기인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1976. 7. 6. 작성된 토지대장에 주소가 ‘평택시 서탄면 마두리 (이하 지번 2 생략)’, 주민등록번호가 ‘ (이하 주민등록번호 1 생략)’로 기재된 원고( ○○○)가 1945. 1. 10.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이전받은 소유자로 등재되어 있고 대장상 최초의 소유명의인은 등재되어 있지 않은 경우 위 토지대장에 기재된 원고( ○○○)와 원고가 동일인이라고 하더라도 대장상 소유권이전등록을 받은 것으로만 등재되어 있음에 불과한 원고로서는 바로 보존등기를 신청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하고, 사정이 이러하다면 이 사건은 대장에 등록명의자가 없거나 등록명의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을 때에 해당하여 원고에게는 국가를 상대로 소유권확인을 청구할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판시하였다.

‘법률은 권리 위에서 잠자는 자를 돕지 않는다’, ‘시간에 있어 빠른 자가 권리에 있어 강하다’라는 법언이 있다. 특히 ‘조상땅찾기’ 소송과 같이 많은 세월이 흐르는 경우 뒤늦게 상속권리관계를 확인하더라도 그 권리회복에 법률상 장애가 있는 경우(가령 ‘시효취득’ 등)가 많이 발생한다. 따라서 적어도 ‘조상땅찾기’ 소송에 있어서는,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정말 늦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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